6·25 참전용사 외조부 발자취 따라 한국 온 '푸른 눈'의 물류회사 대리

입력 2023-06-22 14:32   수정 2023-06-22 14:33

“한국의 문화와 물류 비즈니스를 전 세계의 다양한 직원들에게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미국 출신의 게리 스티븐 데아마랄 CJ대한통운 글로벌사업개발팀 대리는 이같이 말한다. 그가 한국에 온 건 지난 2015년.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한국외대 경제대학원에 입학했고, CJ대한통운에서 인턴도 거쳤다. 그가 회사에 입사한 경로도 2018년 신입공채를 통해서였다.

데아마랄 대리가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끔 한 인물은 그의 할아버지였다. 그의 외조부 윌리엄 로널드 크리스텐슨씨는 지난 1950년 미군 제8기병연대 소속으로 낯선 땅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한국에 온 6·25전쟁 참전용사였다. 그는 549일 간 낙동강 방어선, 평북 영변군 등지에서 치열한 전투를 치렀다. 한·미 연합군과 중공군 사이에 벌어진 치열한 전투였던 운산전투에도 참전했다. 그는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 미국으로 돌아간 뒤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살았지만 전쟁에 대한 기억으로 고통스러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데아마랄 대리는 2003년 작고한 외조부가 “다시는 전쟁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회상한다. 가족들에겐 항상 “6·25전쟁이 빨리 끝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해서 아쉬웠다”고 말했다고 한다. 캘리포니아주 출신의 데아마랄 대리는 외조부 말고도 많은 6·25전쟁 참전용사 이웃들로부터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라왔다고 회상한다. 그는 “덕분에 어릴 적부터 한국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고, 커가면서 한국 올림픽 대표팀과 메이저리그의 추신수 선수 등을 보면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결정적으로 그가 한국행을 이룰 수 있었던 건 한국전쟁기념재단의 장학사업 덕분이었다. 그는 지난 2015년 전 세계 21개국의 6·25 참전용사 후손들에게 학비, 기숙사비, 생활비를 지원하는 장학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에 온 뒤 학업에만 매진한 건 아니었다. 2015년 6월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넥센 히어로즈 시구자로 나섰고, 지난 2019년과 2020년엔 각각 6·25 참전용사 국제추모식인 ‘턴투워드 부산’과 유엔군 참전의날 기념식에도 초청됐다.

한국생활 8년차에 접어든 그는 “나도 이제 한국인이 다 됐다”고 말한다.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현재는 CJ대한통운에서 글로벌 타이어·식음료·주류 회사 등을 담당하고 있다. 데아마랄 대리는 “한국과 글로벌에서 큰 성공의 기회를 찾고 싶다”며 “이를 위해 CJ대한통운에서 성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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